‘헬프미’신초지 할머니, 대전 빈곤가정 아동 위한 후원금 전달해
‘헬프미’신초지 할머니, 대전 빈곤가정 아동 위한 후원금 전달해
  • 인재환 기자
  • 승인 2020.01.0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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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라나는 새싹들이 건강하고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희망의 물 듬뿍 주어
‘헬프미 할머니’ 신초지 여사(우측)가 박미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좌측)에게
후원금 1백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어려운 경기 탓에 소외된 이웃을 보듬는 연말연시가 무색할 정도로 시민들이 지갑을 열지 않고 있지만, 자신을 돌보기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손을 내미는 헬프미 할머니라 불리는 신초지 할머니의 미담이 우리 사회를 훈훈하게 만들고 있다.

6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에 따르면 신 할머니는 늘 그랬듯이 이날도 봇짐이 가득한 손수레를 끌고 방문하여 100만원의 후원금을 보육원의 어린이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찾아오셨다.

신 할머니는 지난 1970년대 초 대전에 정착하였고, 봇짐장사로 지역의 여러 관공서 등을 찾아 헬프미를 외치며 양말, 칫솔 등 생필품을 팔아 한 푼씩 돈을 모았다. 40년 전 억척스럽게 돈을 모으며 작은 단칸방에 살던 신 할머니는 연탄가스에 중독돼 생과 사를 넘나드는 사고를 당했을 때 꿈속에 지역에서 봉사를 많이 하시던 분이 천국에 가 있는 모습을 보고 닷새만에 깨어난 후 자신도 사회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지금까지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홀몸에 끼니도 제대로 떼우지 못하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관공서와 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점심 한끼만 급식을 하는 식당에서 따뜻한 밥을 얻어먹고, 나머지는 잔반으로 남은 밥과 반찬을 가져와 평생을 먹고 살기에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일 년에 십만원도 쓰지 않고 있다. 이렇게 모든 돈은 대부분 일가친척이나 우리 사회의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과 후원금으로 기탁하였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는 지난 1981년부터 인연을 맺고 결연아동 후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여년간 지속적으로 어린이들을 지원해 오고 있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100만원의 후원금을 기탁한 것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차갑게 식어가는 기부 문화에 대해 그는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신 할머니는 국회의원, 시의원, 구의원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의 기부 소식은 매우 드물다. 우리 사회 지도층부터 남을 돕는 마음이 선행돼야 온 사회로 번져 나갈 수 있기에 정치인들이 솔선수범하여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하고, “행정공무원들과 교육공무원들이 자신을 많이 도와준다. 이들 중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숨은 봉사자들이 많이 있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20여년전 자궁암 4기 판정을 받은 신 할머니는 당시에 공무원들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후원으로 병상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이후에도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여전히 나눔에 매진하고 있다. 신 할머니는 다양한 사회복지기관을 통해 어린 학생들, 보육원 아동, 요양원 어르신, 해외 아동 등 기부활동을 더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자신이 아이들을 돕기 위해 다소 무리해서 장사를 하는데도, 많은 공무원들이 따뜻하게 맞아주고 구매해 주는 것에 대해 늘 감사한 마음이다며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박미애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장은 신 할머니는 오랜기간 쉼 없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아동들을 위한 삶을 살아오셨는데, 연로한 몸으로 봇짐을 끌고 다니시며 장사 하시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든다. 이제 팔순이 되셨는데 건강도 챙겨가며 조금 편히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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