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70년, "땅 속 음모" 캔다
한국전쟁 70년, "땅 속 음모" 캔다
  • 이장원 기자
  • 승인 2019.03.10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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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폭력 피해자 보도연맹 유해발굴 8~16일까지 진행
- 충북 보은군 아곡리 15-1번지 일대
충북 보은군 아곡리 15-1번지 일대 발굴 현장
▲충북 보은군 아곡리 15-1번지 일대 발굴 현장

“70년 어둠 거둬내고 밝은 세상으로 모시겠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충북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에서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 150명의 유해발굴이 8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전쟁기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은 지난 8일 희생자 유해가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아곡리 앞산에서 유족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유해발굴 시작을 알리는 개토제를 거행했다.

개토제는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진혼무와 추모묵념, 제례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아곡리 학살 현장서 발굴된 유해 모습
▲충북보은군 아곡리 유해발굴 현장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6월 말부터 7월 중순에 걸쳐 청주·청원지역 국민보도연맹원 및 예비검속자들이 청주경찰서와 청주형무소에 구금됐거나 청원군의 각 면에 소집됐다가 충북 청원군 분터골, 쌍수리 야산, 보은군 아곡리 등지에서 희생됐다.

청주·청원지역의 보도연맹원 희생자는 1500명에 달한다고 하는데, 특히 이번 6차 발굴조사지역인 충북 보은군 아곡리 15-1번지 등에서는 150여 명이 희생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아곡리서 발굴된 유해일부 모습

이날 개토제 추도사에서 나선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김보경 회장은 하루빨리 과거사법이 통과돼 전국 수백 군데에 묻힌 마지막 한 분까지 밝은 세상으로 모시길 바란다올 상반기에는 특별법이 반드시 통과돼 더 이상 이 땅에 억울한 유해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 박선주 단장이 복지TV 중부방송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공동조사단 박선주 단장이 복지TV 중부방송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공동조사단 박선주 단장도 공동조사단이 오늘부터 앞으로 열흘간 유해를 발굴할 것이라며 땅속에 묻혀있는 진실을 끄집어내는 일에 많은 분들이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세찬 한국전쟁전후민간인희생자전국유족회충북회장은 오늘 마음이 착찹하다. 이런 유해발굴이 10년 전이나 20, 30년 전에 했었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같았다지금 이렇게라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충북유족회 이세찬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충북유족회 이세찬 회장'이 인터뷰를 하고있다.

이번 유해발굴 공동조사는 노무현 정부 이후 중단된 과거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해를 인도적 차원에서 발굴 · 안치하는데 있다. 또한 실질적인 과거청산에 필요한 법과 제도가 구비될 수 있도록 국민적 관심을 모아내는 한편, 이후 민간 차원에서 과거청산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 추진하는 것이다.

현재 20대 국회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기본법개정안등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법안심사 중에 있으나 법안 심사만 2년이 넘고 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이세찬 충북유족회장이 초헌관 제례에 앞서 흐느끼고 있다.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이세찬 충북유족회장이 초헌관 제례에 앞서 흐느끼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공약을 통해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과거사 진실규명에 나서겠다고 약속했고, 민주당은 정책 공약집인 민주·인권 회복편에서 못 다한 과거사 진실규명 완수 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과거 국가 잘못으로 인해 희생당한 피해자, 유족에 대한 배상도 검토 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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